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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ttle forest (텃밭일기)

런던 도시 농부의 일상-정원 텃밭 가꾸기(#1)

by 수주부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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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Allotment라는 제도가 있다

요것이 뭣이냐면~

영국 국민들이 과일이나 야채를 재배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땅을 빌리고 일 년에 한 번 그 사용 값을 내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원이 작아서 텃밭을 가꿀 수 없는 사람들이나 아님 나처럼 도시 농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아주 저렴한 사용료를 내고 자신이 원하는 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물이나 식물 지지대등 모든 것을 갖춰진 곳을 임대할 수 있다니!

 

정말로 얼마나 좋은 제도인가 모른다, 그러나...

그만큼 대기줄도 길다는 사실! ㅠㅠ

나도 해마다 집 근처 Allotment에 자리가 났는지 수시로 확인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올해 Allotment를 위해 작년부터 부지런히 손을 놀렸는데 역시나...

한번 Allotment를 등록한 사람은 이사를 가지 않는 한 해제는 하지 않는가 보다

 

아는 지인에게 Allotment에 빈자리가 통 나질 않는다 했더니

지인왈... 한번 등록하면 자신이 땅을 일구지 않아도 해지는 안 하고

Allotment를 원하는 지인에게 넘기고 사용료를 대신 내게 한다고 하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 너무 속상하다...

일반적인 Allotment 풍경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Allotment를 보면 나의 손바닥만 한

텃밭 보다 더 풍성하게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비가 안 오고 화창한 날씨를 틈타 텃밭을 일구기로 했다

십여 년 전 옆지기가 만들어준 진짜 말 그대로 손바닥만 한 나의 텃밭

 

거름과 흙을 더하고 커피 찌꺼기와 바나나 껍질 그리고 달걀 껍데기를

곱게 갈아서 황금밭이 탄생하길 고대하며 정성을 쏟는다.

 

작물을 키울 때 시나몬 파우더를 섞어주면

벌레가 꼬이거나 생기지 않는다라고 읽은 것 같은데...

긴가 민가 하면서도 한통을 통 크게 쏟아부었다

텃밭을 고루 갈고 화분 속에 빽빽하게 살고 있는 깻잎 모종을 옮겨 심었다

 

올핸 무슨 정신으로 깻잎씨를 심었는지...

예년에 비해 반도 안 되는 적은 양의 깻잎 모종은 한 포기 한 포기가 너무도 귀하게 느껴진다.

 

깻잎 모종을 심고 보니 빈 구석이 보이네... 그래서 또 심는다.

깻잎 모종과 함께 살 아이는 근대가 되겠다!

근대 역시 씨부터 발아해 키운 건데 달팽이들이 많이 요절을 내서 양이 그다지 많지가 않다

일 년째 자라고 있는 당근!

 

나는 텃밭이 한 개가 아니다 ㅋㅋㅋ

부엌 창문 앞에 옆지기가 5~6년 전 만들어준 진짜 조막만 한

텃밭이 또 한 개가 있다는 사실~^^

 

여기엔 작년 대박으로 수확한 포도 덩쿨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빼곡하게 토마토 모종도 사다가 열심히 키웠는데 기온 때문

 토마토 작물은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을 맛보았던 곳이다

 

토마토 모종 사이에 당근 모종도 몇 개 사다가 심었는데 이 당근은 당최 익을 생각을 안 한다

 

아깝지만 이참에 당근은 모조리 뽑아버리기로~

또 뽑아보니 주홍빛이 도는 당근이 눈에 띄네~!

먹을 만한 건 구제해 주기로 하고 통에 담는다 ㅎㅎㅎ

당근을 뽑은 자리에 또다시 토마토 모종을 심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올해 영국의 여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시 풍성한

토마토 수확을 기대하며 토마토 모종을 심었다

텃밭 가꾸기가 끝난 모습은 요런 모습

 

머릿속으로 대충 그려 놓은 텃밭을 현실로 

실행시킨걸 보니 괜스레 마음이 뿌듯하다

그리고 마무리는 깔끔하게~! 

 

다음날 아침에 보니 달팽이가 이리저리 기어 다닌 흔적이 보인다

간밤에 여우가 텃밭을 저지레 할 것 같아 뚜껑을 덮어뒀는데

여우가 아니라 달팽이가 문제를 일으키네...

오이 모종은 이미 아작 난 상태!!

화가 난다 화가 난다...

요놈들... 내 눈에 띄면 다 X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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