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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ttle forest (텃밭일기)

런던 도시 농부의 일상-제 3의 텃밭 만들기(#2)

by 수주부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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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도시 농부의 삶을 추구하는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한다

날씨가 좋아서 텃밭 가꾸기를 끝내고 깻잎 모종과 토마토, 호박, 하얀 콩을

텃밭에 옮겨 심은 후 뒤돌아 보니 아직도 넓은 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남아 있다, 어쩌자고 생각도 없이 이 많은 모종을 만들었을까~!...

 

여백의 미를 좋아하는 옆지기는 화분이며 텃밭이라고 만들어준 것들을

영~ 좋아하지 않으니 텃밭을 더 만들어 달라는 얘길 어떻게 꺼내나...

잠시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징징 대듯 말문을 연다

"드넓은 시골살이를 못할 바엔 여기서나마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도록 해 달라고..."

나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곳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ㅎㅎㅎ

 

사실 나는 몇 년 전부터 시골로 들어가 농사도 하고 닭도 키우며 살고 싶어 했었다

하지만 옆지긴 죽어도 런던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하네...

적당히 시끄럽고 적당히 복잡한 곳이 좋다나~?

 

암튼 나를 제외한 딸과 옆지긴 시골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으니

시골 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 나에겐 적지 않은

실망감으로 몸살 앓이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웬걸~? 시골이란 단어만

들어도 이사를 포기하게 한 죄책감? 같은 것 때문인지

하나 만들어 주겠단 간단한 대답을 쉽게 얻어 냈다는~ ㅎㅎㅎ

성격이 급한 나는 옆지기가 퇴근을 하자마자 B&Q로 달려갔다

텃밭을 만들기 위한 목재를 사면서 블루베리 묘목도 한그루 사 오는 센스~!^^

 

텃밭을 만들기 전 가드닝을 하고 어디에 텃밭을 만들지

장소를 정하기로 했다, 옆지기가 잔디를 깎는 동안 나는

블루베리 묘목을 옮겨 심었다. 벌이 어느새 블루베리 꽃에서 꿀을 딴다

가든 주변 철이 지나 지저분한 블루벨을 치우고 잡초를

제거했더니 정원이 환~하고 한결 단정해 보인다

사실 우리 집 정원은 다른 영국집 정원보다도 크고 넓은 편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텃밭을 여러 개 만들 정도의 크기는 아니라서 어디에

텃밭을 만들지 고민이 되었다, 결국엔 정원 끝트머리, 사과나무 뒤편에

잘 자라지 않는 잔디를 걷어 내고 그곳에 텃밭을 만들기로 했다

B&Q에서 사 온 나무로 크기를 가늠한 다음 듬성듬성 자라고 있는 잔디를

갈아엎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텃밭을 만드는데 왜 즐겁지만은 않는 걸까?

암튼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 됐다

나무를 자르고 박고... 직사각형의 텃밭을 두 개를 만들고 옮겨 놓으니

또 그럴싸하네~ ㅎㅎㅎ

생각처럼 이상하거나 어글리 한 풍경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흙을 사다가 빨리 텃밭을 채우고 싶었으나 옆지기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한다

그려~! 알겠소 하고 시원스럽게 대답을 해주었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B&Q에 가서 흙을 사고 싶은 심정... ㅋㅋㅋ

다음날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다

요런 날씨가 전형적인 영국 날씨이지만 반갑지 않은 마음이

얼굴에서 금방 표가 난다, 한국은 새벽이나 오전에 안개가 끼면

오후가 되면서부터 날씨가 화창하고 맑아지지만 영국은 그냥

이상태 그대로 하루종일 쭈~욱 가기 때문이지~!

B&Q 가기는 글렀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안개가 걷히면서 햇빛이 환하게 나오는 게 아닌가!!

옆지기가 퇴근 후 B&Q에 가자고 한다 ㅎㅎㅎ

기분이 좋으니 일할 맛 나네~^^

감자 잎을 누가 홀라당 갉아먹었지만 개의치 않는다

나에겐 잎이 연한 명이 나물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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