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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상

영국에서 생애 처음 끓여먹은 청국장

by 수주부 2025.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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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인 마트에 갔는데 청국장을 세일을 하더라... 

살까 말까.. 냉동고 앞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사실 나는 청국장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왜 먹어볼 기회가 없었는지는 지금도 당최 이유를 모르겠다

 

청국장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영국살이 초기에 청국장과 관련된 웃지 못할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감히 먹을 엄두도 못 냈을뿐더러 된장찌개를 끓여 먹어도 주변의 눈치가 보일 정도니 내 주먹보다 작은 청국장을 보고 고민에 빠진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청국장을 끓이는건 된장찌개와 뭔가 다를까? 싶어 여기저기 레시피를 찾아보니... 엥? 그냥 된장찌개 끓이는 것과 똑같은 게 아닌가!

된장찌개 끓이는 것과 동일하니 이제부턴 술술 거침없이 식사 준비에 돌입한다

청국장도 된장찌개와 마찬가지로 멸치 육수를 낸다, 전에 친정 부모님이 보내주신 멸치와 새우가루를 넣은 뒤 시원하라고 북어포도 좀 넣어서 국물을 우리고 건더기는 걸러낸다

한인 마트에 파는 청국장은 요로케 포장 되어서 나옴!

주먹보다 작은 청국장이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 한 채 열심히 집밥을 만든다

청국장을 넣고 잘 푼다음 마늘도 넣고 두부와 양파 그리고 호박을 넣었다

고새 다시마밥도 잘 되었고~. 다시마밥을 이렇게 한솥 가득 많이 한 이유는 작은 그릇에 소분해 두고 냉동실에 보관해서 먹을 때마다 꺼내서 먹기 때문이다. 다시마 밥을 하는 게 영~ 성가셔서....

북어채도 양념하고 조미김에 고사리도 들깨가루를 넣고 무쳐 보았다

히야~ 오랜만에 한식을 먹네... ㅋㅋㅋ

청국장은 된장찌게와 별 다른 맛을 못 느꼈다. 먹는 동안냄새도 심하게 나지 않았고 맛도 뭐~ 그냥 평범한 된장찌개를 먹는 느낌이랄까? 이때까지만 해도 종종 청국장을 사서 끓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설거지를 끝내고 난뒤의 청국장 냄새가...

춥지만 집안의 창문이란 창문은 모조리 열고 문도 활짝 연다음 방향제도 뿌리고 향수까지... 그래도 냄새는 쉽게 없어지지 않더라...

그제서야 옛날 먼저 영국살이를 하던 언니들한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떤 한국 사람이 이사를 가야 하는데 고약한 영국 집주인이 보증금을 주기 싫어서 연락을 두절했다고 한다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지 지인들을 불러서 삼일 내내 청국장을 끓여서 파티를 했다나? ㅋㅋㅋ

이웃집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고 출동한 경찰은 사정 이야기를 들은 후 집주인한테 너네 집 큰일 났으니 지금 당장 와보라고 했단다

그 후 이야기는... 보나 마나 바로 보증금을 입금해 줬다는 ~ 그 비슷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이 듣고 웃었는데... 지금은 웃는 게 웃는게 아니게 돼버렸다. 내 집이지만 청국장 냄새가 이리도 깊게 박히리라 상상도 못 했다는...ㅠㅠ

밤늦게까지 창문과 문을 모조리 열어 놓고도 모자라 방마다 그리고 거실과 부엌에도 향초를 여러 날 켜두었다는 말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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