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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상

나의 무화과 나무

by 수주부 2024.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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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을 이제 막 지난 영국의 오늘은...

뒤늦게 찾아온 여름이 아쉬워서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짱짱한 햇빛을 비추고 바람도 머물지 못하게 막는 듯 더할 나위 없는 8월의 날씨였는데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서 가을을 느낀다

가을 타는 여좌~ Sue주부! ㅋㅋ

비가 올듯말듯 밀당하는 것 같아 정원에 나가 하늘을 쳐다본다. 찐한 가을의 향기를 맡으니 왜 이렇게 처량한 마음이 드는지...

그러다 정원 한가운데 떨어진 무화과가 보인다

하.... 아직 익지도 않은 무화과를 누가 이렇게 매정하게 패대기를 쳤을까?

콕 찍힌 자국이 마치 송곳니 자국 같기도 하고 아님 부리로 찍은것 같기도 한데, 암튼 분명한 건 다람쥐 아님 새가 한 짓이 분명할 터! 요즘 우리 집 정원이 맛집이라고 소문이 난 건지 올해 사과와 복숭아 그리고 배와 구스베리는 제대로 수확이란 걸 해보지도 못하고 막을 내렸다.

 

그나마 조롱 조롱 많이 달린 무화과는 은근히 마음속으로 기대를 했겠만... 떨어져 있는 무화과를 보니 다시 걱정이 앞선다

정원에 크게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우리집 무화과나무는 올해로 딱 10살이 되었다

무화과를 좋아 하기도 했지만 집에서 손수 따보고 싶은 마음에 4파운드를 주고 작은 화분에 둥지를 튼 아기 무화과나무를 사다가 정원에 심었더랬다. 그 당시 사람들은 언제 키워서 따먹겠냐며 그냥 화분에 두고 키우라 했지만 그건 사람들이 무화과나무의 생명력을 몰라서 그런 말들을 했을 것 같다

 

무화과나무는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 지 10년 동안 영양제나 비료 같은걸 한 번도 준 적이 없는데도 빗물만 먹고 무럭무럭 자더니 3년이 지나니까 튼실하고 달달한 열매를 맺어준다

나는 해년마다 무화과를 바구니에 넘치도록 수확을 해서 잼으로도 만들어 먹고 때론 베이킹에도 무화과를 듬뿍 넣어서 만들어 먹곤 했다. 올해는 어찌 될까~?

무화과는 과일 중에서 단백질 함류량이 높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서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했다고 한다 ㅎㅎㅎ(나도 사랑혀~^^) 그리고 식이 섬유도 풍부하게 들어가 있어서 장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라~

또 폴리페놀 같은 황산화 성분이 있어서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노화를 늦추고 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칼륨도 풍부해서 혈압을 안정화시키기도 하며 무화과 잎 추출물은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 혈당 조절에도 도움을 주고 칼슘 함류량도 높은 편이어서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하니 일부러 찾아 먹어야 하는 필수 과일이 아닐까?

 

무화과는 자체 수분이 많아서 금방 무를 수 있기 때문에 수확 후 빠르게 먹는 게 가장 좋다고는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땐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 무화과를 종이 타월로 감싼 후 보관하면 과일 표면의 수분을 조절해서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무화과를 수확해 보니 그날그날 먹을 만큼만 수확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네~!. 가지에 매달려 있더라도 잘 익은 무화과는 수확할 시기를 놓치면 과일이 터져서 개미가 일거나 땅에 떨어져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눈에 띄는 잘 익은 무화과는 모조리 수확해서리~^^

세척 후 물기를 닦고 잼으로 만들면 일 년 내내 두고두고 먹을 수가 있다. 잼을 만들 때 여러 향신료를 넣으면 크리스마스 케익을 만들때 유용하게 사용되니 이쯤이면 다른 어떤 과일 보다도 무화과의 활용도가 얼마나 좋은지 이해사 될 것이다

 

나의 무화과 잼 레시피는...

무화과와 설탕, 레몬주스 그리고 시나몬 스틱 1개, 정향 1 tsp, 카다몬 1 tsp을 넣고 졸이면 끄~읕 

 

캬~ 벌써 크리스마스 향기가 나는 것 같다 ㅎㅎㅎ

땅속에서 뻗은 뿌리에서 조그마한 사과나무가 태어났다, 혹시라도 가드닝 할 때 잔디 깎기로 없애버리기 전에 뭐라도 표시를 해둬야 할 것 같네

가을이 온다는 건 갱년기인 나에겐 쓸쓸한 일이지만 무화과를 수확한다는 기대감에 조금은 마음을 추스려 본다

올가을 맛있는 무화과로 잼도 만들어 먹고 건강도 챙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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